총알 탄 사나이
총알 탄 사나이 최용현(수필가) 정석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우리 집안의 4대째 외아들이다. 먼저 딸을 낳았기 때문에, 정석이를 가졌을 때 또 딸이면 어떡하나 싶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딸 정연이를 낳았을 때는 꿈쩍도 않으시던 시할아버지께서, 정석이를 낳았을 때는 ‘이제 조상들 뵈올 면목이 섰다. 애썼다.’며 전화를 해주셨다. 사내아이가 있는 집이 다 그렇듯이, 우리 집에도 온통 로봇, 총, 탱크 같은 장난감이 널려있고 집 안도 여간 소란스러운 게 아니다. 게다가 가전제품, 가구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온전하게 남아있는 게 없다. 밖에 나가서 놀라고 쫓아내면 이웃집 아이와 싸우고 씩씩거리고 들어오거나 얻어터져서 울면서 들어오기가 일쑤였다. 정석이에 비하면 정연이..
에세이 및 콩트
2018. 12. 22.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