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보조기사 이야기
어느 보조기사 이야기 최용현(수필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손재주가 뛰어나 뭐든 뚝딱 잘 고쳤고, 여러 스포츠에도 능했던 사촌동생, 나를 유난히 잘 따랐고, 공부가 하기 싫어서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지 않았던 이종사촌동생 인규 이야기를 하려면. 그래, 생각나는 대로 기억을 더듬어보자. 어머니의 세 자매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좋겠다. 세 자매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아들 셋을 낳았다. 농촌에 사는 맏이인 어머니와 둘째인 큰이모는 세 아들 아래에 딸 하나씩을 낳았고, 읍내에 사는 작은이모는 세 아들 위로 딸 둘을 두었다. 어릴 때, 방학을 하면 이종사촌들이 떼거리로 모여 이모 집으로 몰려다녔다. 여름엔 농수로에서 목욕을 하고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고, 겨울엔 소죽..
에세이 및 콩트
2018. 12. 22.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