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2), 10년 후
두 여자(2), 10년 후 최용현(수필가) “과장님, 전화 받으세요. 부산이라는데요.” 저물어가는 1990년이 아쉬워 희끗희끗 날리는 창밖의 눈을 바라보며 잠시 하오의 상념에 빠져있던 나는 미스 윤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앉아 책상 위의 수화기를 들었다. “오빠. 저, 지연이예요.” 지연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말문이 막혔다. 지연이가 다시 말을 이었다. “서울 잠실 동생 집에 와있어요. 오늘 저녁에 만났으면 해요.”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으로 와. 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옆에 ‘부메랑’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을 거야. 6시까지 그리로 와.” 대학 3학년 겨울방학 때인 1979년 12월, 전에 사귀던 지연이 선을 봤다며 결..
에세이 및 콩트
2018. 12. 22.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