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 업
직 업 최용현(수필가) 풍파에 놀란 사공 배 팔아 말(馬)을 사니 구절양장(九折羊腸)이 말도곤 어려워라 이후엔 배도 말도 말고 밭갈기만 하더라 우리나라 옛시조이다. 농사일에 싫증이 난 농부가 뱃사공으로 직업을 바꾸었다가 심한 풍랑을 만나 고생한 끝에 배를 팔고 마부(馬夫)가 된다. 그러나 마부 또한 꼬불꼬불한 산길로 말을 몰고 다니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님을 깨닫고는 다시 밭을 가는 농부가 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기 직업에 만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세상에 만족할 만한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밖에서 보기엔 재미있고 근사한 일도 막상 자신이 해보면 또 그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직업을 영어로는 ‘vocation’ 혹은 ‘call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에세이(수필)
2018. 12. 2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