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과 돈키호테
2018.12.22 by 월산처사, 따오기
어이구, 이 병신
서예동아리 들어가기
댕기머리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일등병 유감
어느 목욕탕에서
서울의 봄
햄릿과 돈키호테 최용현(수필가) 하숙집에서 저녁을 먹고 여느 때처럼 학교 도서관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옆방의 4학년생 강병욱 씨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손 형, 오늘은 도서관에 가지 말고 나랑 소주나 한잔 합시다.” 그가 들어서자 술 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의 손에는 소주 한 ..
손바닥소설 2018. 12. 22. 15:21
어이구, 이 병신 최용현(수필가) 군대 갔다 와서 복학한 지 일 년이 다 되어갈 무렵, 초등학교 동창회를 고향에서 한다며 꼭 참석하라는 연락이 왔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여자동창 재희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재희 땜에 동창회에는 도저히 못 나갈 것 같았다. ..
손바닥소설 2018. 12. 22. 15:17
서예동아리 들어가기 최용현(수필가) 제대가 가까워지면서 붓글씨 생각이 많이 났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바로 서예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 못내 후회스러웠다. 그냥 차일피일 미루다 가입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었다. 그러나 아직 기회를 완전히 놓친 것은 아닐 것이다. 1학년을 마..
손바닥소설 2018. 12. 22. 15:06
댕기머리 최용현(수필가) 나는 2층 강의실 창가에 서서 석양에 물들어 가는 캠퍼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지막 수업을 끝낸 과우(科友)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사라진 계단에서 여학생 둘이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한 사람은 진홍색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에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있었고..
손바닥소설 2018. 12. 22. 15:03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최용현(수필가) 휴가를 나오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찾아 간 곳은 부산이었고, 그것은 부산에 사는 두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한 사람은 연재였고, 또 한 사람은 명종이었다. 휴가 나오면 찾아가겠다고 편지를 보냈기 때문에 두 사람 다 나를 기다리고 있..
손바닥소설 2018. 12. 22. 15:00
일등병 유감 최용현(수필가) 더벅머리로 논산훈련소로 떠난 지 꼭 일 년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휴가를 나온 내가 조금도 들떠 있지 않았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했을 게다. 집에 도착한 첫날부터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 보니 날짜는 금방 지나갔고 어느새 귀..
손바닥소설 2018. 12. 22. 14:57
어느 목욕탕에서 최용현(수필가) 한철이의 다이어트에 대한 열의는 실로 대단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거의 매일 학교 정문 앞 탁구장에서 땀을 흘렸는데 알고 보니 한 달씩 티켓을 끊어서 다니고 있었다. 중학교 때 처음 탁구를 배운 이래 꾸준히 탁구장에 다녔단다. 그러다가 작년에 ..
손바닥소설 2018. 12. 22. 14:51
서울의 봄 최용현(수필가) 2월의 마지막 날, 나는 저녁을 먹고 막차로 읍내로 나왔다. 밀양역에서 인철이를 만나 각자 집에서 가져온 이불보따리와 옷가방을 들고 심야에 출발하는 서울행 무궁화호를 탔다. 지난번 대입 시험에서 인철이와 같은 대학에 합격하는 바람에 중학교와 고등학..
손바닥소설 2018. 12. 22.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