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현(수필가)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사이를 의미하는 inter와 별을 의미하는 stellar의 합성어로, 2014년도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영화의 제목이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우주여행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았으며, 러닝 타임은 2시간49분이다.
2067년, 인류는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미세먼지와 모래폭풍 등 나날이 악화되어가는 기상환경으로 인하여 심각한 식량부족사태를 겪고 있다. NASA의 전직 우주비행사였던 쿠퍼(매튜 매커너히 扮)는 아내를 잃고 장인과 아들 톰, 어린 딸 머피와 함께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딸 머피는 2층 자기 방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가끔씩 바닥으로 떨어진다며 방 안에 유령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쿠퍼는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인도 무인기의 추락과 콤바인의 이유 없는 고장 등을 겪으며 중력이상을 감지한다. 그리고 머피의 방에 골을 지어 쌓인 흙먼지에서 2진법으로 된 좌표를 읽고 그 좌표가 있는 곳으로 차를 몰고 찾아간다.
그곳에 NASA가 있었다. 쿠퍼는 거기서 브랜드 교수(마이클 케인 扮)와 그의 딸 아멜리아 박사(앤 해서웨이 扮)를 만난다. 브랜드 교수는 토성 근처에 생긴 웜홀(wormhole) 덕분에 시공간 이동이 가능해져 인류가 생존 가능한 행성을 찾아내기 위해 10년 전에 12명의 과학자를 보냈는데, 그중 밀러와 만, 에드먼드 세 사람이 희망적인 신호를 보내왔다고 한다.
브랜드 교수는 두 가지 안(案)이 있는데, 플랜A는 우주에 설치한 NASA기지를 정거장처럼 활용하여 인류를 이주시키는 것으로, 중력문제를 해결해야 가능하다. 플랜B는 지구의 인류를 포기하고, 인간의 수정란 5,000개를 우주선에 싣고 가서 행성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그는 돌아올 때까지 중력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쿠퍼에게 세 행성에 갈 우주선의 조종을 부탁한다.
쿠퍼는 딸 머피의 눈물어린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멜리아와 도일, 로밀리, 그리고 탐사로봇 타스, 케이스와 함께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우주로 향한다. 2년간 동면을 하던 일행은 토성 근처에서 깨어나 거대 블랙홀인 가르강튀아와 웜홀을 통과하여 레인저호로 갈아타고 바다 같은 밀러행성에 도착한다. 이곳은 1시간이 지구의 7년일 정도로 시간이 느리게 간다.
아멜리아와 도일이 송신기기를 찾아보니 해일에 휩쓸린 듯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거대한 해일이 몰려왔다. 로봇 타스가 아멜리아를 구해오는 사이, 도일은 해일에 휩쓸리고 만다. 밀러 박사도 그렇게 변을 당했으리라. 그곳에서 3시간 이상, 지구시간으로 23년을 보내고 다음 해일이 오기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이륙에 성공한다.
그 사이, 지구에서는 장인이 세상을 떠나고, 톰은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머피(제시카 차스테인 扮)는 브랜드 교수의 조수가 되어있었다. 쿠퍼 일행은 두꺼운 얼음뿐인 만 행성에 도착하여 동면중인 만 박사를 깨운다. 만 박사는 자신을 구출하러 오도록 각종 지표를 조작하여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행성이라고 거짓보고를 한 것이었다.
만 박사는 쿠퍼 일행이 타고 온 우주선을 탈취하려고 쿠퍼의 헬멧을 부수고 그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린다. 쿠퍼는 사경을 헤매다가 아멜리아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이때 로밀리는 점검하던 장비가 폭발하여 사망하고, 만 박사도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인듀어런스호와 도킹을 시도하다가 어긋나 폭발사고로 죽는다.
쿠퍼는 연료가 부족한 우주선을 가르강튀아에 접근시켜 스윙바이(swingby) 항법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그 과정에서 또 51년을 소비하지만, 아멜리아를 로봇 케이스와 함께 에드먼드행성으로 보낸다. 쿠퍼는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와 4차원 테서렉트(tesseract)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은 머피의 방 책장과 연결되어 있었다. 쿠퍼는 로봇 타스와 교신하면서 머피의 시계 초침을 이용하여 모스부호로 블랙홀과 중력 관련 데이터를 머피에게 전해준다.
머피는 그 정보로 중력문제를 해결하여 토성궤도 부근에 NASA 우주정거장을 만드는 플랜A를 성공시키게 된다. 배회하던 쿠퍼는 NASA에 의해 구조된다. 외모는 그대로인 채 지구 나이로 124살이 된 쿠퍼는 자신의 이름을 딴 쿠퍼정거장에서 완전히 노인이 된 딸 머피를 만나 ‘그 책장의 유령이 나였어.’ 하며 감격스런 상봉을 한다. 자신의 임종(臨終)을 감지한 머피는 쿠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지구에서 찾아온 자손들을 만난다.
한편, 에드먼드행성에 도착한 아멜리아는 죽은 에드먼드 박사를 묻어주고 헬멧을 벗는다. 그곳이 산소헬멧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행성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쿠퍼가 신형우주선 레인저호를 타고 에드먼드 행성으로 향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인터스텔라’는 블랙홀과 중력파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킵 손 교수의 철저한 자문을 받아 만든 영화라고 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TV에서도 보고, PC로도 보았는데, 물리학 지식이 없는 문학도라서 그런지 시공간을 초월하는 장면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를 연출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합성하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래서 캐나다의 캘거리 남부에서 30만평에 달하는 옥수수 밭을 임차(賃借)하여 직접 씨를 뿌리고 6개월간 키운 후, 옥수수 밭에 차가 지나가는 장면과 옥수수 밭을 불태우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인터스텔라’는 미세먼지와 황사에 찌든 지구를 벗어나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먼 우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대서사시이다. 우주의 여러 가지 놀라운 장면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진한 가족애도 보여준다. 코로나는 갔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화 된 요즈음 더욱 가슴에 와 닿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