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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영화에세이

by 월산처사, 따오기 2018. 12.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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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Mamma Mia!)

 

최용현(수필가)

 

   그리스의 작고 아담한 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도나(메릴 스트립 )는 외동딸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스무 살 소피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결혼식 때 자신의 손을 잡고 입장해 줄 아빠가 없다는 것이다.

   옛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엄마의 젊은 시절 일기장을 발견한 소피는 엄마의 여름밤 로맨스로 자신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피는 거기서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의 이름을 발견하고 이들에게 자신의 결혼식에 와달라는 초청장을 보낸다. 샘과 빌 등 세 남자가 20년 만에 이곳에 도착하고, 이들을 본 도나는 적잖이 당황하는데.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4인조 혼성그룹 아바(ABBA)는 아그네타(A)와 비요른(B), 베니(B)와 아니프리드(A) 부부 네 사람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1972년에 결성하여 10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37천만장이 넘는 음반판매를 기록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두 부부가 차례로 이혼하면서 1982년에 해체되고 말았다.

   활동을 접은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바의 음악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 범접할 수 없는 하모니, 그리고 멤버들의 사랑과 이별에서부터 세계사의 관심사까지 다양한 삶을 표현한 깊이 있는 가사 때문이 아닌가 싶다.

   1999, 아바의 노래들을 재미있게 버무려서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는 런던에서의 첫 공연 이후 급속도로 전 세계에 전파되어 지금까지 5천만 명이 넘는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국내에서도 2004년 초연 이래 1,200회가 넘는 공연이 이루어졌고 150만 명 이상이 관람하였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2006, 뮤지컬 제작진과 아바의 멤버였던 비요른과 베니는 여류감독 필리다 로이다와 함께 영화 맘마미아!(Mamma Mia!)’의 제작에 들어갔다. 먼저 그리스 에게해 연안의 섬에서 멋진 풍광을 지닌 모텔을 섭외하였고, 소피의 결혼식 장소로 쓰기 위해 그 섬의 암벽 꼭대기에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예배당을 새롭게 단장하였다.

   출연진들은 합숙을 하면서 아바의 노래를 익히고 춤을 배웠다. 가창력이 뛰어난 메릴 스트립이 라이브로 부른 곡은 영화에 그대로 삽입되기도 했다. 소피의 아빠 후보인 세 남자도 맹연습을 했다. 오디션에서 ‘I Have a Dream’을 기막히게 불러 제작진을 놀라게 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소피 역을 맡아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출연자들은 상황에 따라 솔로나 듀엣, 혹은 여럿이서 함께 아바의 노래를 부른다. 타이틀 곡 ‘Mamma Mia!’는 영국에서 9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곡으로, 우리 말 어머나!’ ‘엄마야!’와 비슷한 이탈리아어 감탄사이다. 17살 춤의 여왕을 노래한 ‘Dancing Queen’은 아바의 노래 중에서 유일하게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이 두 곡은 영화에서 두 번씩 부른다.

   결혼식을 앞두고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배경으로 모텔 앞마당에 설치한 무대에서는 절로 어깨가 들썩거려질 정도로 흥겨운 노래와 군무(群舞)가 펼쳐진다. 특히 도나와 두 친구로 구성된 걸(?) 그룹 다이나모의 공연은 이들의 실력과 그간의 연습량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멋지고 활기가 넘친다.

   이들은 극의 흐름에 따라 ‘Honey Honey’, ‘Money Money Money’, ‘Chiquitita’, ‘Our Last Summer’, ‘Lay All Your Love on Me’, ‘Super Trouper’, ‘Gimme! Gimme! Gimme!’, ‘Voulez-Vous’, ‘S.O.S’, ‘Does Your Mother Know?’, ‘Slipping through My Fingers’를 차례로 부른다.

   결혼식장으로 향하면서 도나가 ‘The Winner Takes it All’을 부른다. 결혼식에서는 엄마인 도나가 소피를 데리고 신부입장을 한다. 결혼식 중간에 샘(피어스 브로스넌 )은 자신이 결혼 후 바로 이혼하여 20년간 혼자 살았다면서 도나에게 청혼을 한다. 이를 도나가 받아들이면서 모녀가 동시에 결혼을 하게 된다. 홀아비인 빌도 다이나모의 한 멤버와 커플이 된다.

   이들이 다시 야외에서 ‘I do, I do, I do’, ‘When All is Said and Done’, ‘Take a Chance on Me’, ‘I Have a Dream’, ‘Waterloo’를 차례로 부르면서 결혼 피로연의 분위기는 절정에 이른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엔딩 크레딧 곡 ‘Thank You for the Music’까지 합하면 이 영화에서 아바의 노래 20곡을 부르는 것이다.

   영화 맘마미아는 아바를 배출한 스웨덴과 영화의 촬영지 그리스에서의 폭발적인 반응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며 뮤지컬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의 OST는 미국의 빌보드 차트를 비롯하여 전 세계 음반시장을 석권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주 동안 OST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아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한 가지,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스토리의 개연성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20년 전 일기장에 나오는 이름을 보고 소피가 초청장을 보냈다는데 그들의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다. 또 결혼하자마자 이혼하여 여태 싱글로 살았다는 샘의 순애보 역시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또 한 가지, 샘 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의 가창력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았다. 특히 메릴 스트립과 함께 ‘S.O.S’를 부를 때, 고음 부분에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목에 핏대를 세우는 모습은 보기에 거북했다.

   아바의 주옥같은 명곡들 중에서 필자가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가 세 곡 있다. 그 중에서 10대 초반에 요절한 장애소녀를 노래한 ‘Chiquitita’는 영화 중간에 나온다. 그러나 내게 처음 아바를 알게 해준 ‘Move on’, 미국과의 전투에서 신화적인 활약을 한 멕시코의 전쟁영웅을 기리는 ‘Fernando’는 끝내 나오지 않는다. 아마 가사가 영화의 줄거리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리라.

   혜성처럼 나타나 범접할 수 없는 음률과 하모니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아바는 이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뮤지션 중에서 단연 지존이었다. 아바의 전성기 때 청춘을 보낸 내 인생의 행운에 감사하며, 내 가슴을 요동치게 했던 그 시절 아바의 음악을 그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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