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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영화에세이

by 월산처사, 따오기 2026. 3. 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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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최용현(수필가)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년)’는 서부영화의 아이콘이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풍자와 재미를 곁들인 기존의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벗어나 스스로 감독과 주연을 맡아 새롭게 창조한 수정주의 서부극이다.

   아카데미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작품상과 감독상, 편집상, 남우조연상(진 해크먼)의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아카데미에서 서부영화와 액션영화의 베테랑 배우 겸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2004년부터 미국 의회도서관의 국립영화등기부가 영구 보존하는 영화가 되었다.

   제작비 1,440만 달러를 투입하여 미국에서 1억 1백만 달러, 전 세계에서 1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평가는 좋았으나, 서울 관객 5만 명으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프랑스의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1992년 최고의 영화 1위로 선정되었으며, 2007년 미국 영화연구소(AFI) 선정 100대 영화에서 68위에 올랐다.

   1880년 미국 와이오밍주의 빅 위스키 마을. 자신의 물건이 왜소하다고 비웃은 창녀의 얼굴을 칼로 난도질한 두 카우보이를 마을의 보안관 리틀 빌(진 해크먼 扮)이 말 몇 필을 받는 조건으로 무마한다. 화가 난 창녀들은 돈을 모아 1천 달러(요즘 시세로 약 3만 달러)를 현상금으로 내걸고 두 카우보이를 처치해 줄 사람을 찾는다.

   한편, 과거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열차 강도와 살인을 일삼던 악명 높은 총잡이 윌리엄(과거 이름은 윌 머니, 클린트 이스트우드 扮)은 11년 전 클로디아와 결혼하면서 술도 끊고 아들딸과 함께 캔자스주 시골에서 돼지를 키우며 조용히 살고 있다. 그러나 3년 전에 아내가 천연두를 앓다가 죽고, 애써 기르던 돼지들도 병에 걸리면서 생활고에 시달린다.

   스코필드(제임스 울벳 扮)라는 청년이 자기 숙부로부터 명성을 들었다면서 윌리엄을 찾아와 여자의 얼굴을 난도질한 흉악범 2명을 처치하는데 걸린 현상금 1천 달러 중에서 5백 달러를 주겠다면서 동업하자고 한다. 윌리엄은 전에 함께 일했던 흑인 총잡이 네드(모건 프리먼 扮)를 설득하여 그와 함께 스코필드를 쫓아간다.

   그 무렵, 영국 출신의 늙은 총잡이 잉글리쉬 밥(리처드 해리스 扮)이 작가 보챔프를 대동하고 와이오밍의 빅 위스키 마을에 온다. 그는 보안관이 요구하는 총기 반납을 거부했다가 보안관 리틀 빌에게 직사하게 구타당하고 유치장에 갇혔다가 쫓겨난다. 잉글리쉬 밥의 전기(傳記)를 쓰려고 따라왔던 보 챔프는 이제 리틀 빌에게 흥미를 느끼고 마을에 남는다.

   스코필드와 윌리엄, 네드가 빅 위스키 마을의 술집에 당도한다. 스코필드와 네드가 2층에서 창녀들을 만나는 사이 1층 홀에 있던 윌리엄은 리틀 빌에게 총기를 빼앗긴 채 얻어터지고 쫓겨난다. 다시 기력을 회복한 윌리엄이 산 중턱에서 두 카우보이 중 한 놈을 쏘아죽인다. 그날 밤 현상금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네드는 리틀 빌의 부하들에게 잡혀서 끌려와 두 동료의 신상을 밝히라는 리틀 빌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채찍질 당한다.

   다음날, 윌리엄과 스코필드가 목장에 숨어 들어가 창녀의 얼굴을 난도질한 카우보이를 스코필드가 사살한다. 이 소식을 듣고 창녀가 바로 현상금을 가져온다. 윌리엄은 네드의 몫도 주자고 하는데, 창녀가 네드는 리틀 빌에게 살해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네드가 죽기 전에 동료 중 한 명은 그 유명한 ‘윌 머니’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 윌리엄은 11년 만에 술을 마신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스코필드를 네드의 집으로 보내 현상금을 전달하게 한 윌리엄은 네드의 시체가 관에 담긴 채 술집 앞에 세워진 것을 확인하고, 술집에 들어가 술집 주인을 장총으로 사살한다. 리틀 빌이 비무장한 사람을 살해했다고 비난하자, 윌리엄은 ‘총도 없는 놈이 내 친구 시체로 가게를 장식해?’라고 차갑게 말한다.

   윌리엄은 장총으로 겁을 주고 리볼버 권총으로 리틀 빌을 사살한다. 이어 부하 5명을 차례로 사살하는데, 이들은 ‘윌 머니’라는 이름만 듣고도 겁에 질려 총을 마구잡이로 난사한다. 윌리엄이 ‘죽기 싫은 놈은 뒷문으로 꺼져!’라고 소리치자, 남은 부하들은 모두 뒷문으로 슬금슬금 사라진다.

   술집을 나온 윌리엄이 ‘어떤 새끼든 날 쏘면 그놈과 마누라, 친구들도 다 죽이고, 집에는 불을 지르겠다. 네드를 잘 묻어주어라. 여자에게 또 손대면 다시 돌아와 너희들을 다 죽여버리겠다.’라고 경고하고 말을 타고 떠난다. 남은 부하들과 주민들, 창녀들은 떠나는 윌리엄을 멀찌감치 구경만 한다.

   ‘윌리엄은 자녀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 소문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산다고도 하는데…. 왜 정숙한 재원 클로디아가 악명 높고 잔혹한 술주정뱅이 윌리엄과 결혼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끝난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윌리엄의 운명을 암시하는 제목이다. 과거 악명높은 무법자였던 윌리엄은 결혼할 때부터 개과천선(改過遷善)하여 새로운 사람이 되었고, 아내가 죽고 나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어려운 가정형편을 타개하기 위해 다시 총잡이로 나섰다가 평생 친구인 네드를 잃고 복수를 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의 총격 장면은 과거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보여주던, 주인공이 총을 뽑으면 한꺼번에 서너 명이 우르르 쓰러지는 엉터리 공이치기 장면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영화에서 막판에 윌리엄이 구사하는 총격은 적을 한 명씩 정조준하여 사격하면서 5명을 차례차례 쓰러뜨린다.

   이 영화는 한때 스파게티 웨스턴의 영웅이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서부극에 바치는 고별사라고 할 수 있다. 끝 자막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을 발탁해서 키워준 두 스승 세르지오 레오네와 돈 시겔 감독을 추모하면서 이 영화를 헌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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