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터미네이터 2

영화에세이

by 월산처사, 따오기 2018. 12. 27. 15:43

본문

터미네이터 2(Terminator 2)

 

최용현(수필가)

 

   ‘터미네이터(terminator)’는 우리가 흔히 쓰는 끝내 주는 사람’, 또는 종결자란 뜻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984년 작 SF영화에 제목으로 사용되면서 일반화된 말이다. 이 영화는 기계와 인간의 대결이라는 기발하면서도 독창적인 시나리오로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인간이 만들었지만, 지능을 가지고 있어서 제어가 불가능해져버린 기계시스템 스카이 넷이 핵전쟁을 일으켜 30억에 달하는 인류가 파멸을 맞는다. 남은 인간들은 기계시스템의 인간사냥을 피해 낮에는 몸을 숨기고 밤에만 활동하며 비참하게 살아간다. 이때 존 코너라는 지도자가 나타나 남은 인간들을 통솔하며 기계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2029, ‘스카이 넷은 존 코너의 탄생을 막기 위해 그의 어머니를 죽이기로 하고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워제네거 )를 타임머신에 태워 1984년의 LA로 보낸다. 이에, 존 코너는 전사(戰士) 카일 리스(마이클 빈 )를 과거로 보내 자신의 어머니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를 수호하게 한다.

   사라 코너와 카일 리스는 추적해오는 터미네이터를 피해 함께 도망치면서 서로 사랑하게 된다. 타고 있던 차량과 함께 불에 타 뼈다귀(?) 상태가 되어서도 쫓아오는 터미네이터를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처치하지만 리스는 목숨을 잃고 만다. 사라 코너에게 자신의 아이를 잉태시킨 채.

   ‘터미네이터가 나온 지 7년 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할리우드 최초로 1억 달러를 투자해서 만든 한층 업그레이드된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Judgment Day)’을 세상에 내놓았다. CG의 힘을 빌린 스펙터클한 특수효과, 이동방향까지 살려낸 음향, T-1000의 기상천외한 변신술 등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아카데미상을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여기서 심판의 날은 영화에서 핵전쟁이 일어난 날로 설정한 199789일을 의미한다.

   1편에서 사라 코너를 죽이는데 실패한 스카이 넷은 이번에는 사라 코너가 낳은 아들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첨단 액체합금 사이보그 T-1000(로버트 패트릭 )1991년으로 보내기로 한다. 이 정보를 입수한 존 코너는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워제네거 )를 보내 어머니와 어린 자신을 보호하게 한다.

   한편, 사라 코너는 평화로운 놀이터를 덮치는 핵폭풍의 환상에 시달리며 인류의 종말을 자꾸 이야기하다가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아들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 )는 훔친 카드로 돈을 빼내 오락실을 전전하다가 무지막지한 살인기계 T-1000의 추격을 받게 되지만, 터미네이터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가까스로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사라 코너는 핵전쟁의 진원이 되는 컴퓨터 스카이 넷의 핵심 전자 칩을 개발한 과학자를 찾아가 다가올 핵전쟁과 인류 절멸, 그리고 그 이후의 처참한 모습을 설명한다. 큰 충격을 받은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물을 없애는데 동의하고, 코너 모자(母子), 터미네이터와 함께 연구소에 폭파장치를 설치하여 자신이 직접 스위치를 누르며 장렬히 산화한다.

   코너 일행은 끈질기게 추적해오는 T-1000과 사투를 벌인다. 총에 맞아 머리가 쪼개져도, 가슴에 총구멍이 뻥 뚫려도 다시 살아나는 T-1000. 마침내 거대한 화학용기트럭이 폭발하면서 T-1000의 몸체가 얼어붙자, 터미네이터는 총을 쏘아 산산조각 내버린다. 그러나 잠시 후 녹으면서 다시 합쳐져 재생한 T-1000이 제철소까지 쫓아와 코너 모자를 죽이려는 순간 터미네이터가 쏜 총에 맞아 용광로의 쇳물탱크로 추락한다.

   불사신(不死身)이나 다름없는 T-1000의 최종 해결책으로 용광로를 제시한 것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울러 코너 모자를 수호하는 임무를 완수한 터미네이터가 ‘I’ll be back.’이라는 대사를 남기고 자진해서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장면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최근에 PC로 다운받아서 본 감독판에는 이 대사가 안 나오고 그냥 ‘Good-by’만 나오는데, 어찌된 것일까?

   또, 주인공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1편에서는 사라코너를 죽이려는 악역 터미네이터를 맡았는데, 스토리가 그대로 이어지는 2편에서는 반대로 코너 모자를 수호하는 터미네이터 역할을 맡은 것은 쉬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터미네이터의 프로그램을 개조하여 인간의 편에 서게 했다고 2편 내레이션에서 둘러대긴 했지만.

   ‘터미네이터시리즈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없는 터미네이터는 상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보디빌딩으로 단련된 그의 강인한 신체와 근육, 카리스마를 이보다 더 잘 살려낸 영화는 없었다. 그는 이 영화로 자가용 제트기를 포함, 1,500만 달러를 출연료로 받았다고 한다.

   사라 코너의 환상을 통해 끔찍한 핵 참화의 순간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핵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사라 코너 역을 맡은 린다 해밀턴은 그 진원지인 연구소 폭파를 주도하여 인류를 구하는 데다, 가공할 능력을 지닌 T-1000과 끝까지 싸우는 강인한 여전사 역을 멋지게 소화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들 존 코너 역을 맡은 에드워드 펄롱 또한 꽃미남 같은 귀공자 이미지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게 독이었는지 마약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거의 폐인이 되는 바람에 이어진 시리즈에서 더 이상 존 코너 역을 맡지 못했다. 잘 성장했으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못지않은 멋진 배우로 성장했을 텐데 참 안타깝다.

   전 세계에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터미네이터 2’가 개봉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터미네이터 하면 떠오르는 바밤 밤바밤~’ 하는 웅장한 비트의 로고 음향과 함께, 지금 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블록버스터 화면은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가히 오락영화의 최고봉으로 불릴 만하다.

   3편에서는 슈워제네거가 출연하지만 감독과 존 코너 등 핵심인물이 다른 사람들로 바뀌어서, 4편은 슈워제네거가 나오지 않아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슈워제네거를 주인공으로 한 5편이 곧 촬영에 들어간단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끝내고 다시 영화계로 돌아온 그가 60대 후반의 나이에 보여주는 터미네이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영화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방불패  (0) 2018.12.27
퐁네프의 연인들  (0) 2018.12.27
사랑과 영혼  (0) 2018.12.27
시네마 천국  (0) 2018.12.26
로보캅  (0) 2018.12.2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