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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홀랜드 드라이브

영화에세이

by 월산처사, 따오기 2026. 4. 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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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

 

최용현(수필가)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 2001년)’는 할리우드의 어두운 부분을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의 네오 미스터리 드라마 영화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대표작이며,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꼽힌다.

   이 영화는 2009년에 발표한 프랑스 ‘카이에 뒤 시네마’를 필두로 수많은 영화 관련 매체에서 2000년대 최고의 영화로 뽑혔다. 2016년에 조사한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022년에 공개된 영국의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에서는 8위를 차지했다.

   칸 영화제의 감독상 수상작이자, 세자르상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이다. 신인배우 나오미 왓츠의 열연이 눈부신데, 그녀는 이 영화로 여러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의 휩쓸었다. 그리고 4년 후 ‘킹콩’(2005년)으로 단숨에 톱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제작비 1,500만 달러를 투입하여 전 세계에서 2,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원래 텔레비전 방송을 염두에 두고 1999년에 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촬영했는데, 열린 결말로 끝내려 했다. 그러나 결과물을 본 방송국 경영진에서 너무 난해하다며 텔레비전 방송이 취소되어 자칫 폐기될 뻔했는데, 결말 부분을 추가로 촬영하여 재편집해서 영화로 만들었다. 미스터리 분위기의 좀 난해한 영화이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언덕 산타모니카에 이르는 굽어진 도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여성(로라 해링 扮)은 쇼크 상태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근처의 한 빌라에 숨어 들어간다.

   그 시각, 할리우드 스타의 꿈을 안고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한 베티(나오미 왓츠 扮)는 여행을 떠나서 비어있는 숙모 집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샤워하는 여자를 발견한다. 그 여자는 자신이 누군지 기억하지 못해 리타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녀의 가방에는 많은 돈과 파란 열쇠가 나온다. 베티는 아담 케셔 감독과의 만남을 제쳐두고, 리타를 돕기 위해 리타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이름 ‘다이안 셀윈’이라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한편, 명망 있는 감독 아담 케셔(저스틴 테럭스 扮)는 엔터테인먼트사로부터 신작 영화에 ‘카밀라 로즈’라는 전혀 생소한 이름의 배우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라는 압력을 받지만, 자존심이 강한 그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절한다. 그러나 자신의 카드가 정지되고 파산 위기에 몰린 데다 폭력배로부터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카밀라 로즈 캐스팅을 받아들인다.

   베티와 리타는 전화번호부에서 주소를 찾아 다이안 셀윈의 빌라를 찾아갔다가 침실에서 죽은 지 며칠 된 여자의 시신을 발견하고, 공포에 질려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 밤, 두 여자는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처음으로 사랑을 나눈다. 리타는 새벽 2시에 베티를 깨워 실렌시오 클럽에 데리고 간다. 그곳 사회자는 여기서 이뤄지고 있는 모든 공연은 녹음된 것이라고 누차 말한다. 클럽을 다녀온 리타는 베티가 가져온 파란 상자를 자신의 파란 열쇠로 여는데, 그 순간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다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그곳에는 며칠 된 시신이었다가 깨어난, 베티와 똑같이 생긴 초라한 무명 배우 다이안이 있고, 리타와 똑같이 생긴 잘 나가는 인기 여배우 카밀라도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카밀라는 신작 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그 영화의 감독인 아담 케셔와 사랑에 빠져 집에도 오지 않는다. 실연(失戀)한 다이안은 절망에 빠진다.

   카밀라의 배신은 사랑을 증오로 바꿔놓아 다이안은 상처 때문에 폐인이 되어 간다. 다이안은 숙모가 죽으면서 남긴 재산으로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하여 카밀라를 죽여달라고 의뢰한다. 며칠 후, 다이안은 살인 청부업자가 임무를 완수했다는 표식으로 두고 간 파란 열쇠를 보게 된다. 죄책감과 환각에 시달리던 다이앤이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자신을 쏘면서 영화가 끝난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베티와 리타가 밤중에 방문한 실렌시오 클럽을 경계선으로 꿈과 현실이라는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전반부는 베티가 할리우드의 숙모 집에 도착하여 리타와 만나 사랑을 나누면서 배우로서 성공하고 싶은 욕망을 보여주고 있다. 베티가 오디션을 볼 때 영화관계자 모두가 그녀의 연기를 보며 감탄하지 않았던가.

   후반부는 초라한 무명 배우 다이안인 베티와 잘 나가는 유명 배우 카밀라인 리타를 보여주고 있다. 다이안의 연인이었던 카밀라의 마음이 아담 케셔 감독으로 돌아서자, 다이안은 질투 때문에 카밀라를 죽이려고 살인을 의뢰하게 된다. 카밀라가 죽자, 죄책감으로 시달리던 다이안은 결국 자살하게 된다. 며칠 된 시신은 결국 자신이었고, 자신의 자살을 암시하는 장치였다.

   이 영화 촬영 당시 실제로 무명 배우였던 나오미 왓츠는 힘들게 살았다. 의료보험은 해지되고,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형편이었다. LA 거리를 차로 달리다가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모두 정리하고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절친인 니콜 키드먼이 이 영화 개봉까지 기다려 보라고 해서 남아 있었다고 한다.

   기억을 잃은 리타와 잘 나가는 카밀라의 1인 2역을 맡은 로라 해링은 오디션을 보러 오기 전날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 때문에 자신이 리타 역을 맡을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상당한 미모와 육감적인 몸매를 보여주는데, 멕시코 출신이면서 1985년도 미스 USA 우승자이다. 미스 유니버스에서 TOP 10에 들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화려하고 청순한 꿈이 현실의 어둠에 침식당하면서 점차 악몽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공포의 색채로 담아낸 영화이다. 누구나 부푼 꿈을 안고 할리우드에 오지만, 할리우드의 실체는 더럽고 추잡하며 죽음과 악몽뿐이라는 절망적이고 암울한 결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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