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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세이

by 월산처사, 따오기 2023. 2. 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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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Superman)

 

최용현(수필가)

 

   크립톤 행성의 저명한 과학자이면서 의원인 조엘(말론 브란도 扮)은 크립톤 행성이 곧 폭발할 것을 예감하고, 작은 우주선에 은하계의 정보를 담은 푸른 수정막대와 함께 갓난 아들을 태워서 지구로 보낸다. 이 우주선은 미국 텍사스 주에 사는 조나단 부부 앞에 떨어지고, 자식이 없던 그들은 이 아이를 데려가서 클라크라고 이름 짓고 정성껏 키운다.

   클라크는 성장하여 학교에 다니면서 미식축구부에 들어간다. 경기장에 혼자 남아 뒤치다꺼리를 하던 클라크는 축구공을 걷어차는데, 그 공은 슈웅~ 하며 날아가 하늘 너머로 사라진다. 또 뛰어서 귀가하면서도 특급열차를 따라잡는 스피드를 보이며 차를 타고 떠난 친구들보다 먼저 마을에 도착하기도 한다.

   청년으로 성장한 클라크(크리스토퍼 리브 扮)는 키워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뭐든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아버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그러다가 함께 우주선에 실려 온 푸른 수정막대에 이끌려 북극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화상(畫像)으로 만난 친아버지 조엘로부터 친부모 및 자신이 태어난 크립톤 행성과 우주에 관한 궁금한 점,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 등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돌아온다.

   클라크는 대도시 메트로폴리스시에 있는 유력 언론사인 데일리 플래닛지에 취업하는데, 동료 여기자 로이스(마곳 키더 扮)을 좋아하게 된다. 그는 주위에 위험한 순간이 닥칠 때마다 순식간에 파란 옷을 입고 붉은 망토를 걸친 사람으로 변신하여 인명을 구조해낸다.

   어느 날, 클라크는 로이스가 탄 헬기가 옥상에서 케이블에 엉켜서 추락하는 것을 보고, 떨어지는 로이스를 안고 헬리콥터를 잡아 옥상 위로 올려놓는다. 또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이 엔진고장으로 급강하하는 것을 보고 날아가 엔진역할을 대신 해준다. 그러자 매스컴마다 그의 활약상을 경쟁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함께 하늘을 날아본 로이스는 그를 슈퍼맨이라고 이름 짓고 그와의 인터뷰기사를 단독 보도한다.

   한편, 슈퍼맨 기사를 본 천재과학자인 악당 렉스(진 핵크만 扮)는 크립톤 행성이 폭발할 때 지구로 떨어진 운석인 크립토나이트가 슈퍼맨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아디스아바바에 떨어진 그 운석을 에티오피아박물관에서 훔쳐온다. 그는 슈퍼맨을 자신의 지하 아지트로 유인하여 크립토나이트를 목에 걸어 무력화시킨 후 수영장에 밀쳐 넣는다.

   렉스는 이동 중인 미군의 500메가 톤짜리 핵미사일 2기를 해킹하여 항법장치를 조작한다. 하나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 떨어지게 하여 캘리포니아 서부해안지역을 바다에 가라앉혀버리고, 또 하나는 그 바로 동쪽 사막에 떨어지게 함으로써 자신이 헐값으로 사놓은 사막의 땅값이 폭등하면서 단숨에 갑부가 될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렉스가 현장으로 떠나자, 여자조직원은 자신의 어머니가 사는 사막지역에 핵미사일을 떨어뜨리려는 렉스에게 반감을 품고 그곳을 먼저 구하겠다고 약속한 슈퍼맨의 목에 걸린 크립토나이트를 제거해준다. 극적으로 빠져나온 슈퍼맨은 약속대로 사막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쫓아가 위로 방향을 돌려놓는다. 그 시간, 다른 미사일이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 떨어져 캘리포니아에 지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는데, 그 부근에서 취재 중이던 로이스도 차와 함께 흙더미에 깔려 죽는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슈퍼맨은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가 ‘인간의 역사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친아버지 조엘의 당부를 어기고 초고속으로 지구의 자전방향과 반대로 날면서 로이스가 죽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로이스를 살려낸다. 슈퍼맨이 악당 렉스와 조직원을 잡아 교도소에 인계하고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영화가 끝난다.

   ‘슈퍼맨’(1978년)은 ‘대부’(1972년)의 작가 마리아 푸조가 쓴 각본을 바탕으로 5,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입하여 제작하였는데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덕분에 3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돈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준 최초의 작품으로 자리매김 되어 그 후 우후죽순처럼 쏟아진 슈퍼히어로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과 음향상,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에는 실패했고, 시각효과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이후 ‘슈퍼맨 2’(1980년)와 ‘슈퍼맨 3’(1983년), ‘슈퍼맨 4’(1987년)가 차례로 나왔지만, 2편만 겨우 제 몫을 했을 뿐, 갈수록 콘텐츠가 허술하고 질이 떨어졌다. 3편과 4편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슈퍼맨(Superman)’의 타이틀 롤은 기존의 할리우드 스타 대신 참신한 신인을 캐스팅하기로 했는데, 훤칠한 외모를 갖춘 193cm 장신의 크리스토퍼 리브가 200: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그는 어벙한 클라크와 당당한 슈퍼맨의 역할을 잘 소화하여 큰 인기를 누렸으나, 1995년 낙마사고로 목 아랫부분이 마비가 되는 장애자가 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재활에 어느 정도 성공하여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하는 등 인간승리의 모범사례를 보이며 진정한 슈퍼맨이 되는 듯 했으나, 2004년에 52세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도 1979년 ‘슈퍼맨’ 개봉 때 서울관객 25만 3천 명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군에서 제대한 복학생이었을 때 광화문 사거리에 있던 국제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슈퍼맨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과 함께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박수를 친 것은 아마도 ‘슈퍼맨’이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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